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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29. 23:52 – NomadG

대륙에서 나는 독일향기. 샤오미 M1 미러리스 카메라


진격의 거인처럼 영역 표시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샤오미. 생활 가전부터 전자 제품까지 안 건드리는 게 없을 정도. ‘그래도 태생이 전자제품인데 카메라는 만들어야 하지 않나?’ 했는데 역시나. 일단 진격하는 샤오미답게 척척 만들어낸다. 



근데 심상치가 않다. 외관은 진한 독일 냄새가 날 정도다. 모델명 조차 M1이라니? 거기에 붉은색 바탕의 로고까지. 라이카의 T가 생각나는 건 나뿐만이 아니겠지.

그래도 미러리스 카메라답게 갖출 건 갖추고 있으며, 아주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 흔한 뷰 파인더는 없으며, 상단부분에 다이얼도 3개뿐이다. 후면은 버튼 2개와  3인치 크기의 104만 화소 스크린뿐. 나머지 조작은 터치스크린에서 조작한다는 얘기. 

디자인은 좋을 수 있으나 이 부분의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처럼 예전 조작 방식이 주는 직관성은 좀 떨어져 보인다. 이 부분은 미니멀리즘 콘셉트에 맞춰서 사진 설정을 할 시간에 촬영에 더 집중하라는 이야기인 듯하다.





내부는 어떨까? 내부에서 크게 눈에 띄는 점은 2,016만 화소의 소니 센서를 채택한 것. 소니의 센서는 Exmor IMX269라는 센서이다. 이 센서로 말할 것 같으면 마이크로 포서즈 규격 중에서 2천만 화소대를 구현하는 센서다. 이 센서를 샤오미에서 채택하다니 신의 한 수다.

나름의 추측이라면, 샤오미는 자사 렌즈 개발과 제조 기술이 상당히 낮다. 구매자들은 많은 렌즈를 써보길 원하는데,  샤오미는 이를 단시간 내에 충족 시켜줄 수 없다. 이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선 타사의 힘을 빌려야 한다.

샤오미 M1은 마이크로 포서즈 마운트 센서를 구입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마이크로 포서즈 렌즈군은 제조사에 상관없이 다 쓸 수 있다. 손 안 대고 코를 푼 셈이다. 그야말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전략이랄까. 뭐 어쩄든, 샤오미의 카메라를 이용해 파나소닉, 올림푸스 등의 마이크로 포서즈에서 이미 성능을 검증받은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






이제 외관과 내부를 봤으니 성능을 읊어보자면, 최신 카메라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것들은 갖추고 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안되면 간첩인 4K 30 프레임 (3,840×2,160, 30P / 1,920×1,080 24P, 30P, 60P)을 지원하며, 얼굴 인식도 가능하다.

또한, 터치를 이용한 포커스 설정 및 무선 기능을 지원하여 휴대폰을 통한 원격조작 및 사진 공유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거기에 나쁘지 않은 연사 성능에 HDR 기능까지 지원한다. 필수는 아니지만,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이다. 



샤오미 M1은 “나 카메라야!”라고 외치듯이 12-40mm F3.5 – 5.6의 표준 줌 렌즈와 42.5mm F1.8의 단 렌즈를 같이 출시한다. 렌즈의 만듦새는 넘어가고 MTF 차트 등 화질에 대한 데이터와 샘플 사진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제조사의 샘플 사진과 데이터는 마치 엘라스틴의 머릿결이오, 에뛰드 하우스의 마블리와 같도다. 100% 다 믿을 수 없지만 그래도 가성비가 넘치는 제품이라는 점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가격은 그냥 샤오미답다. 마치 대륙 깡패의 모습을 보여주는 저 가격. 갑자기 좀 멋져 보이는 건 내 통장이 그만큼 멋지지 않아서겠지? 표준 줌 렌즈 키트가 2,199위안 (한화 약 37만원),  듀얼 렌즈 키트가 2,999위안 (한화 약 50만원) 가량이다.

그래도 카메라는 가격보다는 화질이 중요하다. FULL HD TV를 아무리 싸게 팔면 뭐 하나. 눈과 손이 4K TV로 가는 건 인간의 본능이겠지. 그런 면에서 샤오미의 M1은 진정한 맛보다는 향기로만 그칠 가능성이 크다. 왜냐면 검증된 소니 센서라는 좋은 재료를 가져왔지만, 이미지 프로세싱과 같은 깊은 맛을 내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도 대륙의 카메라에서 독일 향기를 맡을 줄이야.